친구에게 ‘나 심심해’를 영어로 보내려다 I’m boring이라고 쓰는 실수는 한국인 학습자에게 아주 흔합니다. 단어를 몰라서가 아닙니다. 한국어에서는 ‘나는 지루하다’와 ‘수업이 지루하다’에 같은 낱말을 쓰는데, 영어는 이 둘을 bored와 boring으로 나누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그렇게 나뉘는지부터 설명하고, 한국어 문장을 보고 바로 고를 수 있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지루하다’ 하나가 영어에서 둘로 갈린다

‘나 지루해’와 ‘이 수업 지루해’를 생각해 보세요.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둘 다 나입니다. 수업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나를 지루하게 만드는 원인일 뿐입니다. 한국어는 이 차이를 단어로 표시하지 않고 주어와 문맥에 맡깁니다. 그래서 ‘지루하다’, ‘헷갈리다’, ‘창피하다’, ‘무섭다’가 느끼는 사람에게도, 원인에게도 똑같이 쓰입니다.

영어는 형용사 모양으로 이 방향을 드러냅니다. 느끼는 쪽에는 bored, 원인 쪽에는 boring을 씁니다. 이 구분을 놓치고 ‘나는 지루하다’를 I’m boring으로 옮기면 상대에게는 ‘나는 재미없는 사람이다’로 들립니다. 문법 오류가 아니라 뜻이 다른 멀쩡한 문장이라 더 곤란합니다.

도해: 영화(원인)가 지루함을 일으키고(-ing), 사람은 그 지루함을 느낀다(-ed). The movie is boring, I am bored원인 (사물·상황·사람)The movie is boring느끼는 사람I am bored지루함을 일으킨다감정이 흐르는 방향한국어 ‘지루하다’는 양쪽에 모두 쓴다원인 쪽은 -ing, 느끼는 쪽은 -ed
감정은 원인에서 사람에게로 흐릅니다. 원인을 말하면 -ing, 느끼는 사람을 말하면 -ed입니다.

출발점은 동사: bore는 ‘지루하게 만들다’

-ed와 -ing가 왜 이렇게 갈리는지는 원래 동사를 보면 분명해집니다. bore는 ‘지루하다’가 아니라 ‘(남을) 지루하게 만들다’라는 동사입니다. interest는 ‘관심을 끌다’, excite는 ‘신나게 하다’, surprise는 ‘놀라게 하다’, confuse는 ‘헷갈리게 하다’입니다. 영어 감정 동사는 이렇게 감정을 일으키는 쪽을 주어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ing를 붙이면 능동, 즉 ‘지루하게 만드는’이 되고, -ed(과거분사)를 붙이면 수동, 즉 ‘지루하게 된’이 됩니다. The lecture bored me.(강의가 나를 지루하게 했다)를 형용사로 바꾸면 강의는 boring, 나는 bored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능동태와 수동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동사의 뜻-ing (만드는 쪽)-ed (느끼는 쪽)
bore: 지루하게 만들다a boring meetingI was bored.
interest: 관심을 끌다an interesting ideaI’m interested in it.
confuse: 헷갈리게 하다confusing instructionsWe were confused.
tire: 지치게 하다a tiring dayI’m tired.
disappoint: 실망시키다disappointing resultsShe was disappointed.
헷갈릴 때는 동사 문장으로 되돌려 보세요. ‘영화가 나를 지루하게 했다’에서 영화는 만드는 쪽(boring), 나는 당한 쪽(bored)입니다.

사람에게 -ing, 사물에 -ed를 쓰는 경우

‘사람은 -ed, 사물은 -ing’로 외우는 학습자가 많은데, 처음 익힐 때는 쓸모 있지만 정확한 규칙은 아닙니다. 기준은 사람이냐 사물이냐가 아니라 ‘느끼는 쪽이냐, 느끼게 만드는 쪽이냐’입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일으키면 -ing를 씁니다. He’s boring.은 ‘그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She’s really interesting.은 ‘그녀는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다’, You’re so annoying!은 ‘너 진짜 짜증 나게 한다’라는 뜻입니다. 모두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그 사람이 주변에 주는 인상을 말합니다.

반대로 사람이 아닌 명사 앞에 -ed가 오기도 합니다. 표정, 목소리, 눈빛처럼 사람의 감정을 드러내는 명사일 때입니다. a bored expression(지루해하는 표정), a worried look(걱정스러운 눈빛), an excited voice(들뜬 목소리)는 표정이나 목소리의 주인이 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a boring expression이라고 하면 ‘보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는 표정’이라는 어색한 말이 됩니다.

아래 퀴즈로 지금까지의 기준을 확인해 보세요. 문장마다 ‘누가 느끼는가’를 먼저 찾으면 됩니다.

퀴즈: -ed와 -ing 고르기

Q1.‘아, 심심해. 뭐 재밌는 거 없나?’
Q2.‘어제 본 영화 너무 지루했어.’
Q3.‘공포 영화를 보면 무서워.’
Q4.‘설명서가 너무 헷갈려서 조립을 못 하겠어.’
Q5.‘발표하다가 말을 더듬어서 너무 창피했어.’
Q6.‘그는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시계를 봤다.’ He looked at his watch with a ___ expression.
Q7.‘결과에 만족해요.’

자주 쓰는 짝과 전치사

-ed 형용사는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를 전치사로 잇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용사마다 어울리는 전치사가 정해져 있으니 짝으로 함께 익혀 두세요.

느끼는 쪽 (-ed) + 전치사원인 쪽 (-ing)한국어
interested ininteresting관심 있다 / 흥미롭다
excited aboutexciting신나다, 설레다
bored with (구어 bored of)boring지루하다, 심심하다
confused about / byconfusing헷갈리다
surprised at / bysurprising놀라다 / 놀랍다
embarrassed about / byembarrassing창피하다
disappointed in / with (사람), by (결과)disappointing실망하다 / 실망스럽다
satisfied withsatisfying만족하다 / 만족스럽다
worried aboutworrying걱정되다
tired of (싫증), tired from (피로)tiring지치다, 피곤하다

마지막 줄은 특히 주의하세요. I’m tired of this job.은 ‘이 일에 질렸다’이고, I’m tired from work.은 ‘일 때문에 피곤하다’입니다. 전치사 하나로 뜻이 달라집니다. 형용사와 전치사 짝을 더 보고 싶다면 형용사·동사 뒤 전치사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같은 함정, 다른 모양: scared와 scary

-ed와 -ing 모양은 아니지만 똑같은 원리로 틀리는 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섭다’입니다.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은 scared(또는 afraid), 무서움을 주는 대상은 scary입니다. 공포 영화를 보고 ‘나 무서워’라는 뜻으로 I’m scary라고 하면 ‘나는 무서운 사람이다’가 됩니다. 정확한 표현은 I’m scared입니다.

‘실망이야’도 비슷합니다. 상대에게 실망했다는 뜻으로 You’re disappointed라고 하면 ‘너는 실망했구나’가 됩니다. 내가 실망했다면 I’m disappointed in you, 상대가 실망스러운 존재라면 You’re disappointing입니다. 후자는 꽤 날카롭게 들리므로 실제로는 앞의 표현을 더 많이 씁니다.


한국어 문장에서 바로 고르는 법

영작할 때는 한국어 문장의 주어를 먼저 확인하세요. ‘(내가) 지루해, 헷갈려, 창피했어’처럼 주어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면 -ed입니다. ‘(그 영화가) 지루해, (설명이) 헷갈려, (그 상황이) 창피했어’처럼 주어가 감정의 원인이면 -ing입니다. 한국어에서 주어가 생략되어 있으면, 빠진 주어를 채워 넣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한국어에서 ‘-게 만들다’, ‘-스럽다’, ‘-롭다’로 바꿔 말할 수 있으면 -ing 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망스러운 결과’는 disappointing results, ‘흥미로운 주제’는 an interesting topic입니다. 반대로 ‘-해하다’, ‘-하게 되다’로 바꿀 수 있으면 -ed 쪽입니다. ‘지루해하는 학생들’은 bored students입니다.

한국인 학습자의 글에서 자주 보이는 형태를 모았습니다. 왼쪽은 의도와 다른 뜻이 되는 문장입니다.

이렇게 쓰면의도한 문장
I’m so boring today. (오늘 나 재미없는 사람이야)I’m so bored today.
I’m exciting about the trip.I’m excited about the trip.
I’m interesting in marketing.I’m interested in marketing.
The instructions were confused.The instructions were confusing.
I was so embarrassing during my presentation.I was so embarrassed during my presentation.
It was a satisfied result.It was a satisfying result. / I was satisfied with the result.

첫 문장처럼 문법적으로는 맞지만 뜻이 다른 문장은 스스로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쓴 글을 PromGee 무료 영어 문법 검사기로 확인하면 -ed와 -ing가 바뀐 곳을 한국어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최종 판단은 ‘이 문장의 주어가 감정을 느끼는가’를 직접 묻는 습관에서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I'm boring은 틀린 문장인가요?

문법적으로는 맞는 문장입니다. 다만 뜻이 ‘나는 (남을) 지루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즉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자기소개가 됩니다. 지금 심심하다는 뜻이라면 I'm bored라고 해야 합니다. 문법 검사기가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더 조심해야 하는 실수입니다.

bored with와 bored of 중 어느 쪽이 맞나요?

둘 다 씁니다. bored with가 전통적이고 격식 있는 글에서 안전한 형태이고, bored of는 특히 영국 영어 구어에서 흔합니다. 시험이나 업무 문서라면 bored with를 쓰세요. ‘~하는 게 지루하다’는 I'm bored of waiting처럼 -ing 동명사를 이어 씁니다.

feel bored와 get bored는 어떻게 다른가요?

feel bored는 지금 지루한 상태를, get bored는 지루해지는 변화를 말합니다. I get bored easily(나는 금방 지루해한다)처럼 성향을 말할 때는 get이 자연스럽습니다. get excited(신이 나다), get confused(헷갈리게 되다)도 같은 방식으로 씁니다.

모든 감정 형용사에 -ed와 -ing 짝이 있나요?

아닙니다. scared와 scary, afraid처럼 짝의 모양이 다르거나, happy, sad, angry처럼 짝 없이 한 형태만 있는 형용사도 많습니다. -ed와 -ing 짝은 bore, interest, excite, surprise처럼 ‘~한 감정을 느끼게 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형용사에 주로 있습니다.

내 문장의 -ed와 -ing, 맞게 썼는지 확인해 보세요

이메일이나 과제를 PromGee 무료 문법 검사기에 붙여 넣으면 I’m exciting, an interested book처럼 방향이 바뀐 감정 형용사를 표시하고, 누가 감정을 느끼는지 한국어로 설명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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